재건축 분양 신청 때 ‘동일 세대’ 여부는 실질 거주 따져야
투기과열지구 내 재건축 분양 제한 기준인 ‘동일 세대’ 여부는 주민등록등본상 기재와 같은 형식적 요건이 아니라, 실제 함께 거주하며 생계를 같이 하는지 등 ‘실질’을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습니다. 단순 서류상 기재로 현금청산 대상자가 된 조합원이 실거주 관계를 입증해 구제받을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명확히 한 판결입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2부(재판장 공현진 부장판사)는 원고 A 씨가 B 아파트 주택재건축정비사업조합을 상대로 제기한 관리처분계획 일부 취소 소송(2026구합50042)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습니다.
이 사건의 원고 A 씨는 서울 송파구 재건축 정비구역 내에 주택을 소유하고 있던 중, 피고 B 재건축조합에 분양 신청을 마쳤습니다. 그러나 조합 측은 A 씨의 사위인 C 씨가 다른 투기과열지구인 서울 광진구에서 아파트를 분양받은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도시정비법)에 따르면 투기과열지구 내 정비사업에서 분양대상자 및 그 세대에 속한 자는 5년간 투기과열지구 내에서 분양신청을 할 수 없도록 재당첨을 제한하고 있습니다. 조합은 주민등록상 A 씨의 세대주가 사위 C 씨로 되어 있다는 점을 근거로 A 씨 역시 재당첨 제한 대상에 해당할 수 있다며 소명을 요청했습니다.
A 씨는 이에 대해 소명 절차를 밟았으나, 조합은 결국 A 씨를 분양 대상에서 제외하고 현금청산 대상자로 분류하는 관리처분계획을 수립하여 관할 구청의 인가를 받았습니다. 이후 조합은 A 씨에게 현금청산 대상자로 확정되었음을 통지했고, A 씨는 이에 불복해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법원은 주민등록상 기재된 형식적인 세대 분리 여부보다 '실제 거주 관계'라는 실질을 우선하여 판단했습니다. 재판부는 원고 A 씨가 사위 C 씨의 집에 일시적으로 거주한 것에 불과할 뿐, 사위 C 씨와 생계를 같이하는 ‘동일 세대’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하며 조합이 A 씨를 현금청산 대상자로 정한 처분은 위법하다고 판결했습니다.
이번 판결은 세법 등 다른 법 영역과 마찬가지로 도시정비법령상 ‘세대’ 개념을 적용할 때도 주민등록등본이라는 형식적 기준에만 의존해서는 안 되며, 실질적인 거주 및 생계 관계를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원칙을 재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큽니다.
조합원의 입장에서는 이사나 가전·가구 배치, 일시적 가구 합가 등 부득이한 사정으로 주민등록상 세대가 일치하게 되었더라도, 실제로 생계를 달리하고 있었다면 이를 객관적으로 입증(실거주지 증빙, 독자적 생계유지 자료 등)하여 구제받을 수 있는 길이 열린 셈입니다.
반면 재건축 조합 등 정비사업 시행자 측은 분양신청 자격이나 재당첨 제한 여부를 심사할 때, 단순 서류상 요건 확인에 그치지 말고 조합원이 제출하는 소명 자료의 실질적 내용을 면밀히 검토해야 향후 관리처분계획의 위법성 시비나 소송 리스크를 예방할 수 있을 것입니다.
출처: 법률신문 [판결] 재건축 분양 신청 때 ‘동일 세대’ 여부는 실질 거주 따져야
